"나는 왜 사는 걸까?"
스스로 묻고 답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그 무엇과 상관없이 간절하게 무조건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열심히만 살았던 젊었을 때는 그런대로 행복했습니다.
위기가 파도처럼 계속 몰려오자 사는 것이 지옥이었습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걱정이 시작되었고 불안했습니다. 자야 하는 시간이 되면 걱정에 지쳐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언제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불행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도무지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법을 알아야만 했습니다. 다시 일어서기로 결단했으니 세상천지 어디라도 가서 배워야 했습니다. 잘 사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야 했습니다. 모든 것은 무지에서 오는 거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만난 또 하나의 책이 ‘유쾌한 창조자’였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는 부재중이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추석날과 음력 설날에만 오셨습니다. 어린 마음에 정말 싫었습니다. 전날에는 어김없이 아버지의 기사 아저씨가 갈비 한 짝과 배 한 상자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것은 내일 아버지가 오신다는 예고입니다.
맨정신으로는 못 오니까 만취 상태에서 일단, 집 근처 단골 파출소 앞에서 소리소리 지릅니다. 거의 통행금지 시간입니다. 경찰 아저씨 두 분이 항상 양쪽 팔을 붙잡고 끌다시피 모시고 열려있는 대문까지 모셔다드립니다. 해마다 똑같이 일어나는 명절 행사입니다. 이로 인해 명절 증후군이 생겼습니다. 명절만 되면 가슴에 바람이 붑니다. 그런데 성장하면서부터는 명절이 아니어도 시도 때도 없이 슬픈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우울한 마음은 위기가 오고 고통이 오자 아예 어두운 넓은 호수로 마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부정적인 마음들이 모두 합심하여 본격적으로 마음을 누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시 일어서려면 그 어두운 마음을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결단했습니다. 주파수! 원하는 방송을 들으려면 그 방송의 주파수에 맞춰야 들을 수 있듯이 행복해지려면 행복의 주파수에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 마음을 관찰하고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어떤 마음인지 안에 있는 마음을 항상 주시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어둡다 생각되면 바로 틀린 주파수를 행복 주파수에 맞췄습니다. 좋아하는 음료를 선물하기도 했고 잠도 푹 재웠습니다. 때로는 햇빛 찬란한 길을 걷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도 들려주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도 읽었습니다. 와장창 청소해주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방법으로 무조건 행복해질 때까지 행복에 주파수를 맞췄습니다.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진짜 나에게 맡겼습니다.
“나는 이제 행복해지고 싶어! 오랫동안 내 안에서 잘 지냈으니, 바람아 이제 네 갈 길로 가주렴. 믿는다! 잘 가!”
바람이 다시 찾아오면 또 말했습니다.
“아직도 거기 있었구나! 바람아! 이제는 가라!”
또 찾아오면 다시 말했습니다.
네 다섯 번인가 작별을 고했더니 올 때마다 가벼워지고 잠시 머물다 가버렸습니다. 점점 더 약해지는 바람, 점점 더 오랜만에 오는 바람, 아주 잠시 왔다가 가는 바람으로 변해갔습니다. 한참이 지나도 바람은 더 이상 오지 않았습니다.
단골손님이었던 ‘명절 증후군’도 ‘가슴에 불던 바람’도 없어졌습니다. ‘안녕’이라는 인사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최원교 큰나 출판사 대표
출처 : 톱클래스(http://topclass.chosun.com)
경남도지사 주장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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